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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타고 모스크바까지시베리아 횡단열차

겨울 시베리아는 몹시 춥다. 10월 중순만 돼도 시베리아에는 눈이 내리고 칼바람이 분다. 블라디보스톡에서 기차에 오르면 도시락과 차가 제공된다. 도시락은 그리 맛있는 건 아니고 기념품 삼아 먹는다. 차는 좋다. 차창으로 눈 내리는 시베리아를 처다보며 뜨거운 차를 마시면 차분한 안식을 느끼게 된다. 기차에서 차는 제공되지만 이후 먹을 것을 스스로 챙겨야 한다. 기차에서 컵라면을 판매하는데 두세번 먹으면 지겨워진다.

기차가 하루 2~3번 정차할 때 플랫폼 바깥쪽에 있는 매점을 이용할 수 있다. 시베리아 한가운데 있는 가게들이라 좋은 음식은 얼마 없다. 오래된 햄 종류와 딱딱한 빵, 미지근한 음료수 등을 판매한다. 한국에서 출발할 때 컵라면을 최대한 챙기는 게 좋다. 또 블라디보스톡에서 기차에 오르기 전 과일가게에서 오렌지 같은 것을 사들고 가면 요긴하다.

2등석은 방 하나에 4명이 탄다. 2층짜리 침대가 양 옆으로 있다. 가능한 한 1층 자리를 예약해야 한다. 2층 좌석에 타면 오르내리는 데 많이 불편하다. 슬리퍼도 미리 챙겨야 장시간 기차에서 편하게 지낼 수 있다. 블라디보스톡에서 모스크바까지 직행한다면 1주일의 시간이 걸린다. 휴대폰에 음악을 최대한 챙기고, 책 몇 권과 노트, 필기구를 가져가면 좋다. 와이파이는 전혀 안 돼서 오프라인으로 즐길 수 있는 것들을 해야 한다. 노트북에 영화 몇 편을 내려받아 가는 것도 도움이 된다.

모스크바까지 직행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승객은 대부분 러시아인들인데 시베리아 이쪽에서 타고 저쪽에서 내린다. 러시아인들은 영어를 전혀 못한다. 모스크바에서는 드문드문 영어를 하는 사람이 있지만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는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을 만날 수 없다. 그래도 적극적으로 친해지려 한다면 다른 나라에 비해 러시아인들과 쉽게 친해질 수 있다. 그들은 사회주의 국가여서 그런지 공동체 의식이 무척 강하다. 다른 사람에게 신세 지는 걸 어렵게 여기지 않고 자신도 베풀기를 좋아한다. 식사 시간이 되면 다 같이 모여서 음식을 나누기도 한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바디랭기지와 그림, 사진 같은 것으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바이칼호수가 있는 이르쿠츠크는 유명한 관광지다. 아마 시베리아에서 여행객이 제일 많을 것이다. 유럽 사람과 중국, 일본, 한국 여행객도 이르쿠츠크를 많이 찾는다. 한국에서는 여름에 대한항공을 이용해 이르쿠츠크를 갈 수 있다. 겨울에는 항공편이 거의 없다. 여름 이르쿠츠크는 꽤 시윈하다. 특히 바이칼호수는 여름에도 손이 시려울 정도다. 비가 내리는 날엔 긴팔 옷을 입어야 한다. 이르쿠츠크는 건물 양식이나 거리 모습이 독특하다. 동양과 서양의 사이 중간 정도로 적절히 섞여 있다고 보면 된다.

이르쿠츠크에선 다양한 여행객을 볼 수 있는데, 자동차로 시베리아를 횡단하는 사람도 있고 오토바이로 횡단하기도 한다. 이들은 대개 이르쿠츠크에서 잠시 쉬다 이동한다. 러시아 여행의 장점 중 하나는 물가가 무척 싸다는 점이다. 숙박비도 유럽의 1/3 정도고 음식값도 저렴하다. 숙박은 부킹닷컴이나 호스텔월드에서 찾을 수 있다. 블라디보스톡에서 기차를 타고 이르쿠츠크까지 가서 며칠 지내다 항공편으로 귀국하면 괜찮은 코스다.

성낙희  sung-812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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