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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적 소양의 유익

어느 학자가 "인문학 공부보다 좋은 것은 인문적 체험"이라는 말을 남겼다. 인문학에 대한 인기가 살아나자 곳곳에서 특강, 독서모임 등이 열렸다. 대중의 정서가 인문학을 부르게 된 것은 산업사회가 절정에 달했기 때문이다. 산업화는 눈에 보이는 것, 셀 수 있는 것, 수익 창출이 되는 것을 집중 요구했고, 막연한 것과 추상적인 것을 홀대해 왔다. 요컨대 산업화의 반작용이다.

산업사회에서 의외로 스티브 잡스처럼 인문학적 소양이 있는 사람이 뜨기 시작했다. 몇 년 전 등장한 강신주 박사와 같은 사람도 인문학 수요가 늘어나면서 인기를 끌었다. 문학이나 철학, 여행 등은 구체적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다. 가령 소설을 한 권 읽으면 기분이 좋아지거나 무언가를 생각하게 될 수 있지만, 그것을 숫자 또는 보고서 형태로 만들기는 어렵다. 가령 시골길을 여행하면서 여러 상념이 들었을 때도 그것을 옆에 있는 사람에게 명확히 전달하기 어렵다. 그렇게 추상적이지만 그 경험들이 내면에 쌓인다.

살아오며 내면에 쌓인 추상들은 어떤 식으로든 발현된다. 무슨 말로나, 말투로나, 삶의 결정으로나 드러나게 돼 있다. 그러나 그 상관관계를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서 잘 수긍하지 않는다. 때문에 아이들에게도 친구들과 놀고 음악을 즐기는 것 같은 일보다 학교 숙제를 하라 하고, 학원을 가라 한다. 어렸을 때부터 공부를 하든 놀든 무언가가 내면에 쌓인다. 좋은 것들이 쌓이리라 봤는데 엉뚱하게 발전되기도 하고 어두운 것들이 쌓이리라 봤는데 대성하는 것을 보기도 한다.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끊임없이 파고드는 것은 어떻게 봐야 할까. 숙제와 학원이 가장 유익한 것일까. 다만 좋아하는 어느 하나를 습관으로 만드는 사람은 자기 세계를 하나 구축한다. 그는 학교생활이나 직장생활에 관계 없이 자기 세계를 소중히 여기고 발전시킨다. 그것이 직업으로 이어질지, 취미로 남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학교생활이 전부인 사람보다 그는 여유가 있고 소양이 있다. 그 세계는 타인이 침범할 수 없다.

좋아하는 작가가 한 명 있고 그의 책을 수십년 읽게 되면 그 작가와 평소에 대화를 할 수 있다. 비록 죽은 사람이어도, 책 속에서 말을 건네고 조언도 해줄 수 있다. 그런 경험이 내면에 쌓이면 나중에 글을 써도 남다르고 세상을 보는 눈이 다르다. 운이 좋다면 스티브 잡스처럼 돈을 많이 벌 수 있지만, 취미로만 남을 수도 있다. 단정 짓기에 세상은 너무 불확실하다. 하지만 취미로 남는다 해도 유익하다는 점은 그대로다. 자기 세계가 있으면 안정감이 있고 여유가 있다.

성낙희  sung-812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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