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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할 때가 가장 행복해요”영마트 임영선 대표

남자들도 고되다는 유통업을 30년씩이나 해 온 여사장이 있다기에 세종특별자치시 한솔동에 있는 아파트촌을 찾았다. 300여 평 매장 안에 직영한다는 빵집으로 안내하는 임영선 대표(51). 유통업 30년, 마트에 입문한지 20년 경력을 지닌 사장답지 않게 상냥하면서도 스마트한 미소가 편견을 깨부순다.

 

식품회사 5년, 도매유통업 8년으로 기반 마련

임 대표가 유통업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8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만한 식품회사 오뚜기에서 경리담당으로 5년간 일하면서 처음으로 유통에 대해서 조금씩 눈 뜨기 시작했다. 하지만 결혼하면서 다닌 직장을 그만둘 때는 근무연장 제의를 여러 차례 받을 정도로 그의 재능은 이미 회사에서 인정을 받았다. 당시만 해도 여자는 결혼과 동시에 직장을 그만둬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결혼 후에도 전 직장이었던 오뚜기의 도매유통업을 개업해 회사와 지속적으로 인연을 이어간다. 그로서는 물건 입점이나 취급 품목 외에도 회사 방침이나 정책에 관한 정보들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가진 셈이다.

임 대표는 또 다른 대기업 식품회사 동원과도 인연을 맺는다. 동원식품 대리점을 운영할 때는 전국 최우수대리점상을 수상하는 등 유통업계에서 임 대표의 사업 입지는 점차 커져 간다.

그렇게 승승장구하던 임 대표가 본격적으로 마트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은 1995년도다. 식품회사 5년, 도매유통업 8년 동안 모은 재산을 죄다 끌어 모아 진천에 300평 규모의 식자재 전문매장을 개점했다. 그리고 세종점은 2013년 2월에 오픈한 것이다.

“저는 운이 좋은 건지 일에 있어서만큼은 별로 실패해 본적이 없어요. 그런데 만약 지금 이 나이에 실패한다면 상상하기가 싫네요.”

대리점과 마트 운영 중 어느 쪽이 좋은지에 대한 답변은 이랬다.

“일에 대한 행복감은 대리점 운영 때가 더 좋았어요. 대신 마트는 손익분기점만 넘기면 대리점보다 수입이 훨씬 많아요.”

그러면서 돈에 대한 지론도 털어놓는다.

“저는 돈을 벌어도 그 돈에 대해 자부심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요즘은 돈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세상인데, 진정한 의미에서의 성공은 돈을 많이 번 사람이 아니라 돈을 벌어도 거기에 걸맞게 존경을 함께 받는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돈을 얼마나 벌었냐 보다는 어떻게 벌었냐가 중요하지 않겠어요”

임 대표는 자신이 모은 돈 그 자체보다는 자신이 땀 흘려 노력한 노동의 대가에 그 자부심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유통업에 매력을 느낀 임영선이라는 사람

3월에 증축을 계획 중인 진천점은 식자재 전문매장으로서 가격, 품목, 품질로 승부하는 매장인만큼 세종점과는 또 다른 경영전략을 세워서 꾸려나가고 있다고 한다. 지역마다 주변 환경과 고객들의 정서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세종점 소비층은 주로 30~40대가 고객의 70%를 차지하다 보니 매장 반경 내 유아 인구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지역이어서 거기에 맞는 매출전략을 세워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임 대표가 여성 경영인으로서 엄마들의 정서를 남자보다 잘 아는 것은 당연지사. 그래서 상품진열도 직접 하며 매장에 더욱 신경을 쓴다. 이런 세심한 점이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여성이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유통업 분야가 자기적성에 맞다고 한다. 물건을 보자마자 매장판매가, 경쟁매장판매가, 농협계약가, 직거래공가, 이달의 할인가 등 각종 도소매 거래가가 머리에 스쳐 지나간다고.

“지금 돌이켜보면 제가 숫자에는 밝았던 것 같아요. 학교 다닐 때 수학을 잘 하긴 했으나 그게 저의 재능인 줄은 몰랐죠.”

임 대표는 2남 2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부모의 어려운 경제를 생각해서 대학 진학하는 걸 일찌감치 포기했다. 여상에 입학하여 3학년 때부터 취업 전선에 뛰어들다 보니 별로 놀아본 기억이 없다고.

본인이 평가하는 임영선이라는 사람이 궁금했다. 주어진 현실에 최선을 다하며 늘 긍정적 사고를 갖고 산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단점도 빼놓지 않는다.

“뭘 해야 한다고 한 번 마음먹으면 앞뒤 가리지 않고 일단 벌여놓는 성격이에요. 그러면 점장이 그 뒷수습을 하게 되죠. 지금의 점장과는 2년을 함께 일해 왔지만 저의 단점을 잘 보완해주는 것 같아요.”

요즘은 어떤지 근황을 물어봤다.

“요즘 자신을 돌이켜보면, 싫은 거 싫다고 말할 수 있는 게 행복이구나 싶더라구요. 그리고 노는 것과 일하는 것 중에 양자택일을 한다면 늘 일을 선택해왔던 것 같아요.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는 생각보단 일할 때가 행복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마트 일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는지에 돌아오는 답변은 이랬다.

“마트 유통업 분야는 힘든 적은 있어도 다른 업종보다 변화가 많아서 지겹다거나 타성에 빠진 적은 없어요. 그게 유통의 매력인 것 같아요.”

세종점은 현재 30명의 직원들과 함께 꾸려나간다. 직원들은 팀 단위로 운영하고 있으며, 제과점을 직영함으로써 매장에 활력소를 불어넣고 있다. 세종점을 오픈할 때 들인 투자금은 총 60억 원. 모든 지식과 정보를 세종점에 올인하고 싶다는 뜻을 피력한다.

“제가 맨 처음 식품회사 다닐 때 배운 거는 2등은 없다, 1등이어야 한다,였어요. 하지만 기본은 지켜야 한다고 봐요. 각자 최선을 다하되, 남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되잖아요.”

임 대표는 마트 운영에 있어 리더가 가져야 할 덕목으로 정보력·관심·열정, 세 가지로 요약한다. 여자로서 힘겨울 수도 있었을 유통업을 별 시련 없이 30년 동안 이어왔다는 것은 어쨌든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이력이다.

더욱이 시대의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는 유통업계의 낙후성과 척박한 현실 속에서도 때로는 고객들의 정서를 헤아리는 마트 경영인으로서, 때로는 평범한 여성으로서 살아가는 그의 젊은 미소가 영마트라는 이름과 왠지 잘 어울린다.

 

남혜경 기자  smg_cor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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